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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조회 477회 작성일작성일 2022-07-09본문
심봉준(제노) & 이진영(데레사)
우리가 다니는 성당에서 혼인성사를 하자니 하객 대접이 걱정이고, 부대시설이 완비된 웨딩홀에서 하자니 혼인성사를 따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런데 부산가정성당에서 혼인성사를 한 건 정말 감사하고 은혜로운 일이었다. 우선 많은 서울 하객들이 편하고 빠르게 도착하고 귀가할 수 있는 웨딩홀이길 원했다. 그런 조건에 부산가정성당은 가장 부합했다. 지하철 출구가 바로 앞이라 처음 오는 사람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자차로 오더라도 주차봉사자들이 안내를 잘해줘 안심되었다. 혼인비용이나 그 외의 것들을 고려하더라도 다른 웨딩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혜택이 주어져서 이곳에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부산가정성당을 처음 방문했을 때 담당신부님 앞에서는 천연덕스럽게 상담하고 나왔지만, 우린 몇 번이고 대박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부산가정성당의 처음 느낌은 ‘이렇게나 잘 되어 있다고?’였다. 외형이 좀 예쁜 성당으로만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정말 결혼식을 위한 성당이었다. 신부대기실은 꽃으로 장식된 분위기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 신부대기실은 북적이지 않을 정도로 넓고 신부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여서 좋았다. 넓고 탁 트인 리셉션로비는 하객들이 복잡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다. 신부대기실, 성전, 리셉션로비의 위치가 하객들의 동선이 적절히 분산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어서 예식 당일에 어느 곳도 붐비지 않았다고 들었다. 한 층에 두세 개의 식장이 있어 북적이는 웨딩홀과는 달리, 한 층을 온전히 한 커플만을 위한 장소로 준비한 것 또한 마음에 들었다. 청결하게 관리된 건물 내부와 화장실 등도 하객을 초대한 호스트의 입장에서는 완벽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로연 뷔페는 가격대비 재료의 신선도, 맛, 차림, 음료 등 하객들의 피드백이 정말 좋았다. 심지어 몇 분은 가족행사에도 이용하고 싶다고 업체 연락처를 묻기도 했다. 피로연장에서 성전의 혼인미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영상이 제공되어, 비신자들이나 시간을 맞추지 못한 사람들의 아쉬움을 채울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사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본식 사진업체에서 보내준 부모님 사진, 결혼식 사진, 컨셉 사진들이 모두 정말 예쁘고 정성스럽게 찍어줘서 만족했다. 혼인미사를 성당에서 하는 건 가톨릭신자로서는 너무도 감격스럽고 감동적인 일이지만, 비신자 하객이 오기에 다소 걱정스런 부분이 있었다. 이후 듣게 된 지인들의 피드백에서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됐다. 혼인미사 동안 해설자와 제대회,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성가대가 모두 뒤에서 축복해주고 도와줬다. 덕분에 신자들뿐 아니라 비신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과 감동, 그리고 깊은 인상을 주는 결혼식이 되었다. 누군가는 우리 혼인미사의 아름다움과 감동으로 세례 받을 준비를 하는가 하면, 누군가에겐 일 년에 무수히 많이 참석한 여러 결혼식 중에서 우리 결혼식이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회자되곤 한다.